김명진 x 김지영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19
원목, 섬유폐기물(양말목) 가변크기 2019
<우리는 어떻게 짜일 수 있을까?>는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커뮤니티 ‘황새둥지’의 ‘작은 공간’에서 3년 동안 해왔던 활동을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작은 공간은 방학동과 창동(서울시 도봉구) 일대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인 양말목을 가지고 공예 방식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공예를 매개로 느슨한 관계망을 잇는 시도를 해보았다. 여기서 ‘느슨한 관계’는 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대화를 시도해야만 하거나 같은 행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대화하지 않아도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리고 다음을 강요하지 않는 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사람들의 연대감을 말한다. 이러한 연대의 방식은 작은 공간이 공동체를 바라보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 그 것은 모두가 다른 삶의 형태를 존중하고, 하나로 묶일 것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을 이어받아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자가 전시장에서 양말목 직조에 참여하면서 공예 그 자체에 몰입하거나 혹은 ‘같이 만들어간다’ 는 감각을 실험해보고자 한다.
직조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매개로 관람자가 앉거나 서서 혹은 서로를 마주하는 등 몸의 자세를 바꿔나가며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관람자가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상황들이 전시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일어날 예정이다. <우리는 어떻게 짜일 수 있을까?>는 버려지는 것 그 자체의 물질성에 주목하기 보다, 버려지는 것으로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만나는지에 대한 과정을 설계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