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콧-노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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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는 두 가지를 열심히 했는데 첫번째는 많이 걸었어요. 🚶🏻‍♀️
우울해지거나 무기력해지지 않으려고 발길 가는대로 걷다보니 마주치거나 듣거나 스치는 감각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의 걸음걸이나 속도, 이끌리는 소리 라던지, 나를 둘러싼 공기와 온도의 형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두번째는 콧-노래를 수집했어요. 어느 날 제가 키우는 식물들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콧-노래가 나를 위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내 음성으로 나를 미세하게 진동시켜 토닥이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콧-노래를 낼까, 어떻게 자신을 토닥일까 궁금해져서 콧-노래를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수집중입니다. 저에게 콧-노래 파세요들.

이 시국에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해 했던 것들을 소수의 사람들과 하려고 합니다. 콧-노래 들으면서 걷기, 걸으면서 콧-노래 듣기.

🍄2020.12.23
북한산 둘레길을 걸을려고 합니다.
만나서 눈인사만 합니다. (나머지는 몸짓으로 말해요.)
서로 거리를 유지하고 콧-노래 깃발을 하나씩 들고 자신의 걸음에 집중하며 천천히 걷습니다. 걷습니다. 걷습니다. 그리고 헤어질거예요.

콧-노래 산책 2020

콧-노래 깃발 사운드 장치, 천에 자수 2020

콧-노래 지도 00:05:50 2021